난소 노화가 여성의 평생 건강 좌우···
세계 생식의학 석학들이 말하는 ‘건강수명’

  • ASRM 전·현 회장단 “난소는 임신 위한 기관 넘어 전신 노화와 연결”
  • 폐경기 예방관리·미토콘드리아 연구·생식의학 기술 혁신 강조
이미지1

최근 생식의학계에서는 난소의 노화가 가임력뿐 아니라 여성의 전신 건강과 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2026 생식의학·롱제비티 융합 국제 콘퍼런스(2026 Reproductive Aging-PSRM Conference)’에 참석한 미국생식의학회(ASRM) 전·현 회장단 역시 난소 노화를 여성의 ‘평생 건강’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1

로제리오 로보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콘퍼런스의 핵심을 ‘난소 노화와 전신 노화의 연결’로 꼽았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고 폐경에 접어들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심혈관계와 뼈, 대사 기능 등 몸 전체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뷰에서도 그는 난소 노화가 생식 건강을 넘어 여성의 전반적인 신체 건강과 장수에 깊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보 교수는 폐경 이후 질환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것보다 폐경 전후부터 위험 요인을 살피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난소는 폐경 이후에도 신체 노화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생식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폐경 후 약 10년이 지나 건강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경 호르몬 치료에 대해서도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폴라 아마토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는 호르몬 치료는 언제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폐경 초기 등 적절한 시기에 시작하면 대부분의 여성에서 이득이 위험보다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토 교수는 여성의 건강수명에도 주목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오래 살지만 질병을 앓으며 보내는 기간이 길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늘리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한 연구 대상은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는 난자가 성장하고 배아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성이 나이가 들수록 난자 속 미토콘드리아의 양과 기능이 감소하면서 난자의 질과 배아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러드 로빈스 ASRM CEO는 난소 노화를 저출산 문제와 연결해 설명했다. 그는 출산 연령이 늦어질수록 사회·경제적 문제와 함께 ‘난소의 생물학적 노화’라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첫 출산 연령이 2000년 약 27세에서 최근 32.6세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난자 동결과 체외성숙(IVM), 비침습적 착상 전 유전검사,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배아·난자 선별 등 생식의학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첨단 기술만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임력에 대한 정확한 교육과 치료 접근성 확대, 연구개발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석학의 메시지는 하나로 모인다. 생식 노화는 임신 가능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전신 노화와 건강수명에 관한 문제라는 것이다.

로빈스 CEO는 “생식 노화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몸 전체의 노화”라며 남성과 여성의 노화 과정이 다른 만큼 여성의 생식기관과 호르몬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1

난임 환자의 임신 성공을 목표로 발전해 온 생식의학이 이제는 난소 노화를 이해하고 폐경 이후 질환을 예방해 여성이 평생 건강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늘리는 의학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