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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생식의학과 롱제비티의 경계를 허물다

  • 차병원, 생식의학과 롱제비티 경계 허문 세계 첫 국제 콘퍼런스
  • 임신 성공 넘어 여성 건강수명 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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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의 시간을 늦추면 여성의 노화도 늦출 수 있을까.” 차병원이 생식의학의 영역을 난임과 임신에서 여성의 전 생애 건강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차병원은 7월 16일부터 17일까지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세계 최초로 생식의학과 롱제비티(Longevity·건강수명)를 결합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미국생식의학회(ASRM) 전·현 회장단을 비롯해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중국과학원,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등 세계적인 생식의학·노화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국내외 전문가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동안 생식의학과 노화 연구는 별개의 영역으로 다뤄져 왔다. 생식의학은 임신과 출산, 난임 치료에 초점을 맞췄고 노화 연구는 심혈관질환, 대사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 연령 증가에 따른 질환과 기능 저하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반면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생식 노화를 늦추는 것이 전신 노화와 질병 발생까지 지연할 수 있는가’가 논의됐다. 차병원은 두 영역을 연결해 난소를 단순한 생식기관이 아니라 여성의 전신 건강과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관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했다.

특히 난소는 다른 장기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기능이 감소한다. 여성의 생식 기능은 20대 후반부터 점차 떨어지기 시작하고, 폐경은 그 변화가 오랜 기간 누적된 뒤 나타나는 결과다. 최근에는 난소 기능 저하가 가임력뿐 아니라 골밀도, 심혈관계, 뇌와 면역계 등 전신 건강과 연관될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난소 노화’를 여성 건강수명 연구의 중요한 단서로 보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생식의학의 목표, ‘임신 성공’에서 ‘건강수명 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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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시스템생물학자이자 노화 연구자인 우리 알론(Uri Alon)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교수는 이번 콘퍼런스를 “생식과 노화, 두 분야가 하나로 만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알론 교수는 노화 연구가 생식 노화를 늦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고, 반대로 생식의학은 생식 노화를 지연했을 때 전반적인 노화까지 함께 늦춰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의학은 당뇨병이면 당뇨병, 암이면 암을 각각 치료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목표는 개별 질병을 하나씩 쫓아가는 것을 넘어 ‘노화 그 자체’를 늦추는 것입니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고 여러 질병의 발생을 함께 지연시키는 것이죠.”

알론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노화를 촉발하는 생물학적 변화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진전됐으며, 동물 연구에서는 건강수명과 수명을 연장하는 다양한 접근이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알론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약 3억 건의 실험실 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폐경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폐경을 단지 ‘마지막 월경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으로만 바라봐서는 여성 건강의 중요한 변화를 놓칠 수 있다고 했다. 월경이 완전히 멈추기 전인 폐경 이행기(perimenopause)부터 월경 주기와 신체 기능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폐경 전후에 골밀도와 심혈관계 위험 요인 등 여러 지표가 빠르게 변할 수 있다며, 여성 스스로 월경 주기 변화와 새로운 신체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면 홍조나 야간 발한뿐 아니라 수면장애, 관절통, 감정 변화, 집중력 저하와 ‘브레인 포그’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넘기기 쉽다는 것이다.

“폐경은 마지막 월경 이후에야 시작되는 사건이 아닙니다. 월경 주기가 변하기 시작하고 몸에서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부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론 교수는 폐경 전후의 건강 관리에서 뼈 건강도 강조했다. 이번 콘퍼런스가 던진 메시지는 폐경을 생식 기능의 종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여성의 중장기 건강을 점검하는 중요한 전환기로 인식해야 한다는 데 있다.

“난소를 ‘생식’이라는 말에 가둬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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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생식 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폐경을 생식 노화의 시작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난소의 노화는 폐경보다 훨씬 이전부터 진행된다는 것이다.

“폐경은 생식 노화의 시작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난소 기능은 폐경이 오기 15~20년 전부터 이미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폐경이 되어야 비로소 ‘노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서 교수는 이런 인식의 간극이 오늘날 여성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과 커리어에 집중하며 결혼과 임신 시기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생식 노화가 언제 시작되고 어떤 변화를 거치는지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뒤늦게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가족력, 흡연, 만성질환은 자세히 확인하면서 초경 시기, 월경 규칙성, 폐경 이행 여부, 출산 경험 등 생식 병력을 전신 건강의 주요 지표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난소를 ‘임신을 위한 장기’로만 보지 않는 관점이다. 난소는 뼈, 심혈관계, 뇌, 면역계 등 전신 건강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난소 기능을 오래 유지하려는 연구의 목표는 여성이 60대까지 월경하거나 더 늦게 임신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난소 기능 저하가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여성이 더 오랫동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생식수명과 장수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유전학 연구도 관심을 끈다. 서 교수는 100세 이상 장수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40대까지 출산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관찰되고, 폐경 시기가 늦은 여성뿐 아니라 이들의 남자 형제에서도 장수 경향이 나타나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는 생식 노화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여성의 가임력에만 국한되지 않고 남녀 모두의 전신 노화와 수명에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난임 치료 넘어 ‘여성의 전 생애’를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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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퍼런스가 주목받은 이유는 생식의학의 성과를 새로운 질문으로 확장했다는 데 있다. 차병원은 오랜 기간 축적한 난임 치료 경험과 난자·배아 연구, 줄기세포 및 K-Cell 연구 자원을 바탕으로 생’식기관의 노화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전신 노화와 건강수명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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