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광렬 차바이오그룹 연구소장의 'K세포 세계화' 구상
- 세계는 지금 '장수연구' 꽂혀 안티에이징 넘어 역노화 연구
- 줄기세포 주사·치료제는 부자들만의 전유물 아닌 고령화 국가들의 생존전략
- 줄기세포 강국인 한국에 기회
- K세포·전국민세포은행 만들어 AI시대 초격차 산업으로 키워야
차광렬 차병원 차바이오그룹 글로벌연구소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역노화·장수 연구 트렌드와 K바이오 세계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등 차병원그룹 계열사들은 오는 3월 9~11일 열리는 '이스트웨스트(EW) 바이오파마 서밋 서울'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와 파트너들을 만난다. 한국의 줄기세포 기술력과 차 소장의 K세포 구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암세포와 정상세포는 체내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입니다. 이 싸움을 가상공간에서 무한 반복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환자에게 어떤 세포치료제가 가장 효과적일지, 암세포를 무너뜨릴 최적의 전략은 무엇인지, 인공지능(AI)이 답을 알려주는 시대가 올 겁니다."
차광렬 차병원 차바이오 글로벌연구소장은 AI 미래 전략도 남달랐다. 세포치료제 분야의 세계적 석학다운 상상, 그는 이를 '세포 손자병법'이라고 불렀다. 그는 "전 세계 빅테크들이 수천조 원을 쏟아붓는 일반 AI시장에서 한국이 승자가 될 확률은 희박하다"며 "하지만 우리만의 독보적인 'K세포'에 AI를 입힌 '세포 AI'라면 전 세계 신약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테크 창업자와 글로벌 전문가들은 AI가 향후 5년간 범용인공지능(AGI)을 거쳐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까지 진화할 것으로 본다. 차 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5년의 골든타임에 '세포 AI'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K바이오를 세계로 도약시킬 유일한 초격차 전략이자, 빠르게 늙어가는 인류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게 할 묘수라는 설명이다.
차 소장은 "저는 AGI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세포 하나에 인간의 생로병사와 35억년 인류의 메모리가 응축돼 있다고 강조해왔다"며 "세포는 단순한 텍스트나 이미지를 학습하는 AI와는 차원이 다른, 스스로 판단하고 치유하는 고차원적 지능체"라고 했다.
이 거대한 생명 지능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면, 질병 치료와 항노화(AntiAging)를 넘어 역노화(Aging Reversal)와 무병장수(Longevity)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세포 속 '진화의 코드'를 현대의 컴퓨팅 기술로 풀어내자는 것이 차 소장이 제시하는 세포 AI다.
차 소장은 "안티에이징을 넘어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역노화' 연구의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며 "대한민국이 세포 AI를 구축하고, 나아가 우리 몸속 면역 체계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가상공간에 완벽히 구현하는 '디지털 세포 트윈' 만들기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과 글로벌 자본은 이미 역노화를 향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000만달러(약 26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역시 알토스랩스라는 회사에 30억달러(약 4조원)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줄기세포와 유전자 기술 경쟁력이 탄탄한 한국도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 차 소장의 생각이다. 그는 "NK세포와 줄기세포를 활용해 세포 단위에서 노화를 치료하는 정밀한 단계에 진입했다"며 "차바이오텍이 일본에서 NK세포와 줄기세포를 함께 사용해 재생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이 교모세포종 환자들에게 NK세포 치료를 한 결과 14명 중 5명이 2년 이상 생존했다. 기존 방법으로 평균 생존 기간이 10개월 수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대한민국 무병장수 프로젝트'와 '국가 세포 AI 대계'의 첫걸음은 전 국민 세포은행(My Cell Banking) 구축이다. 세포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출생 직후의 제대혈이나 유치, 성인기의 지방 및 말초혈액 등 가장 젊고 건강한 상태일 때 미리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 소장은 "이렇게 자가 세포를 보관해두면 나중에 면역 거부 반응 없이 개인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재생의학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텐데, 젊었을 때 세포를 미리 보관해두면 우리 몸이 노화되고 질병에 걸려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 산업 측면에서는 유전자 조작 없이도 자연적으로 노화 저항성을 가진 장수 유전자를 포함한 범용성 있는 역노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이 경우 개인 맞춤형을 넘어 누구나 쓸 수 있는 노화 치료 솔루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장할 수 있다. 고령화로 급격히 늘어나는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차 소장은 "세포 AI라는 두뇌와 K세포라는 무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생산 인프라스트럭처가 삼위일체를 이룰 때 K바이오가 글로벌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수명 연장이나 부자들의 사치품이 아니다. 노인 의료비를 절감하고 저출생과 고령화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국가적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차광렬 연구소장은 △195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의대 최우등 졸업, 동 대학원 의학 석사 △1988년 세계 최초로 폐기되는 난소에서 채취한 미성숙 난자로 체외배양 임신 성공, 국내 최초 복강경 수술 시행 △1998년 세계 최초 유리화 난자 동결 보존법 개발 △1999년 컬럼비아대 교수, 세계 최초 난자은행 설립 △2014년 세계 최초 성인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 확립 △1984년~ 차병원·미국 LA 차병원·차바이오텍·차백신연구소 등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