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로 4년차인 일산차병원 간호사 박채원입니다. 소아 및 GYC(정형외과) 환자를 돌보는 102병동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차지 간호사로서 병동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입원 환자 간호, 수술 전후 간호, 소아 환자 간호, 항암 치료 간호 등이며, 환자와 보호자분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세심한 간호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동은 소아 환자, 수술 환자, 암 환자를 주로 돌보는 만큼 정서적 지지와 라포 형성, 그리고 세심한 관찰력이 특히 중요한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서로 돕고 배려하는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어 팀워크가 매우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도와주는 따뜻한 병동 문화 덕분에 힘든 순간이 있더라도 팀원들과 함께 웃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102병동 박채원 간호사
2. 추석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셨다고요.
추석 연휴 전날인 9월 5일 밤 10시 40분께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전복된 차량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순간 놀라긴 했지만,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함께 있던 예비신랑과 차량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바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불길이 잡히자 차량 안에 운전자가 갇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2차 사고나 재발화를 막기 위해 주변 시민과 함께 운전자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이후 맥박과 의식을 확인하고, 통증 정도와 마비 여부 등을 평가하며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했습니다. 연기를 많이 마신 상태였기 때문에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잠시 후 신고를 받고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했고, 저는 환자의 상태를 구급대원에게 인계한 뒤 현장을 정리했습니다. 다행히 병원으로 이송된 운전자분은 의식을 되찾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병동에서 다양한 응급상황을 경험해왔던 덕분에 당시에도 당황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받는 응급대응 및 소방안전 교육이 실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분이 무사히 회복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간호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왼쪽부터) 송재만 일산차병원장, 박채원 간호사, 위동섭 교통과장(총경). 일산차병원(원장 송재만) 박채원(26) 간호사가 추석 연휴 경부고속도로 차량 전복·화재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공로를 인정받아 20일(월) 경기남부경찰청장(황창선 청장) 표창을 받았다.
3. 병동에서 받은 교육이 현장 대응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병동에서는 신규 간호사 시절부터 기본 심폐소생술(BLS), 응급상황 대응 시뮬레이션, 약물 투약 및 IV·중심정맥관 관리, 기도관리와 응급키트 사용법 등 다양한 실무 중심 교육이 정기적으로 이뤄집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간호사의 역할과 대응 순서를 반복적으로 훈련받으며, 실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몇 달 전, 병동에서 중증 환자 한 분이 갑자기 의식을 잃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의식 확인 → 활력징후 측정 → 산소 공급 → 심장모니터 부착 → 의료진 호출까지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었고, 덕분에 환자는 빠르게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병동 내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산차병원은 이론보다 실무 중심의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선배 간호사들의 피드백 또한 잘 정착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고 움직일 수 있는 탄탄한 팀워크가 있습니다.
4. 간호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작고 여린 생명을 돌보는 일이 저에게는 자연스럽고 의미 있게 느껴졌고, 그래서 간호사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특히 아픈 아이들을 돌보며 회복을 돕고, 그 가족들에게 힘이 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현재 소아과와 산부인과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제가 좋아하던 아이들을 직접 돌보고 회복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울던 아기가 웃기 시작하거나, 부모님께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해주실 때마다 이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간호사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직업입니다. 3교대 근무로 생체리듬이 자주 바뀌어 힘들 때도 많지만, 환자가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나 아이들의 웃음, 보호자의 감사 인사를 들을 때마다 모든 피로가 잊힐 만큼 큰 보람을 느낍니다.
5.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으십니까?
결혼을 앞두고 있어 요즘 개인적으로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를 계기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잘 이루면서도 전문성을 유지하는 간호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간호사는 단순히 의료행위를 수행하는 직업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돌보고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환자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고, 마음을 다해 지지할 수 있는 따뜻한 간호사, 그리고 후배들에게 신뢰받는 좋은 선배 간호사로 성장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개인적인 변화와 함께 책임감도 더 커지는 시기이기에,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 단단하고 따뜻한 간호사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환자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고, 마음을 다해 지지할 수 있는 따뜻한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박채원 간호사